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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전교 5 등 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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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08 15:30 조회2,6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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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에서 장교 생활을 15년 정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한 번 말을 하면 그대로 시행 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 말한 사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시정 지시를 합니다. 그래도 시정이 되지 않으면 얼굴을 붉힙니다. 여러번 지켜지지 않으면 화를 내거나 그만 배우러 오라고 합니다. 수강료에 연연하여 아이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러한 행동이 매우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여 고치고 있지만 아직도 완전히 고쳐 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이가 아는 분의 소개로 왔습니다. 독서를 하기에는 좀 늦은 6 학년 때였습니다. 엄마는 공부보다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성장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수업을 하여보니 공부 습관이 잡혀 있지가 않았습니다. 책을 읽는 둥 마는 둥 하고 수업에 자주 빠졌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 하는 것이 수업에 빠지는 것인데, 수업 시간에 집중도도 약하고 읽은 내용이나 발표하는 수준이 빈약하였습니다. 몇 번씩 공부하는 방법을 말하였으나 크게 낫아지지 않으니 포기하기도 그렇고 그대로 데리고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이와 같은 지역에 살다보니 자주 마주쳤습니다. 그럴 때마다 인사를 깎듯이 하여 인성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가면서 새벽영어 반을 만들어 5 : 50 분부터 매일 화상영어를 하였습니다. 아이는 자주 빠졌고 영어에 들어와도 어떤 때는 졸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엄마가 권하여 할 수 없이 들어온 모양입니다. 그래서 몇 번 참다가 그만 두라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들어오면 못 이기는 체 하고 받아주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공부 습관이 형성 되지 않아 결국은 그만 두었습니다.

아이와는 같은 도서관을 이용하다 보니 자주 만났습니다. 비록 그만두라고는 하였으나 감정적으로는 다투지 않았기 때문에 인사를 할 때마다 어깨를 두드려 주고 엉덩이를 한 번씩 툭 쳐주었습니다. 아이가 고등학교 가면서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도서관에서 보는 책을 보니 깊이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메일을 보내 글 쓴 내용을 수정을 해 달라고 하여 고쳐 주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5 월에 아이의 엄마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아이가 그만 두었지만 엄마와는 문자를 가끔 주고 받았습니다. 아이가 장학금을 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쁨이 컸습니다. 마치 제 자신이 탄 것 같은 기쁨이 들었습니다. 한동안 아이를 못 보았는데 지난 7 월에 도서관에서 만났습니다. 어깨를 툭 치면서 '잘 하고 있지?' 하고 물으니 아이가 '선생님! 저 이번에 전교 5 등 하였어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아이의 어깨를 꽉 끌어 안아 주면서 '잘 했다'라고 축하 하여 주었습니다.

그 날 저녁 집으로 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길게 보아야 하는구나, 내 생각과 판단이 얼마나 잘 못 되었는가? 하는 반성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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